안동은 전국에서 가장 많은 정자를 보유한 지역입니다.
독채와 부설 정자를 포함하면 800곳 이상의 정자가 있는 것으로 추정되며, 안동지역 정자의 전형은
정면 3칸에 좌우 혹은 좌우 중 한 곳은 방으로 꾸며서 기거가 가능하도록 한곳이 많은데
박산정은 이러한 안동지역 정자의 전형을 가진 대표적인 건축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박산정의 벽면은 서고로 꾸며져 있는데 벽체를 바깥으로 설비하기 위해서는 건축에 기형을 가해야 하기 때문에,
일반적인 정자에는 잘 보이지 않은 소위 “붙박이 서고”를 만든 것입니다.
또한 난간을 만들지 않아, 공부를 하기 위하여 폐쇄적으로 공간을 구성한 것으로 추정되며,
이러한 점이 유학적 학문 공간, 선비의 학문 공간을 잘 드러내는 박산정 만의 특징이라 할 수 있습니다.

박산정은 임진왜란 때의 공신 이지가 학문과 수양을 하기 위하여 만든 정자로, 정자의 연원이 뚜렷이 알려진 정자입니다.
어려운 시기에 학문을 위하여 건립된 정자이지만 현대에 들어와 안동댐으로 인근으로 위치를 옮겼고,
도시화로 사람들의 발길이 닿지 않게 되면서 다시 현재의 위치로 이건하게 되었습니다.
임진왜란과 산업화라는 그림자 속에서 상처를 간직하고 있는 박산정은 안동문화의 과거와 현재를 보여주는 산 증거라고 할 수 있습니다.